"인공지능 발전으로 의료분야 직업군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외과적 술기는 더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의사의
땀방울은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16일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외과 조성우 교수는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ICT 기반 의료기술 및 인공지능
발전과 그 흐름 속에 놓여있는 의사의 역할론을 소개했다.
조성우 교수는 “도서관의 책처럼 쌓여있던 자료들이 순식간에 정리되고, 이를 통해 환자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환자를 위한 최선의 판단을 내려야 하는 외과적 술기는 더 중요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경제포럼(WEF) 등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발달로 외과 의사를 단기간 내 사라질 직업군으로 제시한 바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조 교수는 “명확하게 인식해야 할 부분은 인간화된 로봇이 등장해 수술을 집도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환자를 위한 최선의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시간이 변해도 언제나 의사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 발전으로 인해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게 된다면 의료계는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타 분야와 달리
생명과 직결돼 있어 데이터로 축적된 판단이 항상 옳을 수만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일례로 인공지능 로봇이 최선의 답을 구해 수술을 진행했지만, 그 데이터가 잘못돼 결론적으로 수술에 실패했을 경우 발생하는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인공지능과 인간,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커다란 명제를 두고 고민이 벌어지겠지만 최종적인 판단과 책임은 의사 의무로 귀결될
것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체가 아닌 활용에 있다. 공학자들은 대체를 생각하고 연구를 진행하겠지만, 의료인의
입장에서는 이를 얼마나 활용하지에 대해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했다.
진료·수술 도구로 ‘3D프린팅·VR기기’ 긍정적
조 교수는 활용적 측면에서 3D프린팅과 VR(Virtual Reality) 시스템 적용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실제 조 교수는 순천향 3D연구회 소속 회원으로 활발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 표준화된 3차원 모델을 구축해
진단 및 수술에 직접 활용한다는 방안도 구체화된 상태다.
지난 2014년부터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선도적으로 3D프린터로 만든 내시경 수술기구를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데 성공하기도 한 만큼,
도구로써의 활용에 주력하고 있다.
조 교수는 “현재 의료계에서 쓰이는 3D프린팅은 ‘티타늄’으로 한정된 재료의 한계가 존재하지만, 향후 맞춤형 의학으로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혁신분야로 알려졌다. 이 부분에는 지속적으로 연구할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또 "VR기술은 수술 시 주요 해당 부위의 명확한 구현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성우 교수는 “환자 몸 상태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VR기술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수술 시 환자 몸 위에 입체
이미지를 띄우는 것이 좋은 예인데, 신속한 수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VR은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이미 활성화된 상태로 이를 의료계로 적용한다면 그 시너지는 더욱 커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외과의사들 땀방울로 표현되는 술기는 지속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을 비롯 다양한 기술들도 발전할 것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선점할 지가 향후 의료계의 중요한 노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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